이 책은 신께서 내린 시련의 책.
소리지르면서 읽은 책.
'내가 이렇게 보수적인 사람이었다니' 당황스러워하며 읽은 책.
주변 사람들에게 굉장히 열변을 토하게 만든 책.
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책.
다른 사람도 제발 꼭 읽고 내게도 소감을 들려줬으면 좋겠는 책.

책을 읽을때면 항상 맘에드는 (혹은 짜증나는) 문구나 기억해두고 싶은 글을 적어두는 편인데, 허허, 놀랍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는 따로 독서노트를 작성하지 않았다. 아무래도 내용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책이다.
이 책은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읽기 시작했다. 책 중반까지는 "그래, 선물받은책이니까..", "그래.. 읽...어야해...", "다읽고 놀러가려 했는데 이게 벌써 몇개월째야...." 하며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, 마음을 여러번 고쳐먹으며 읽었다. 도대체가 이 등장인물들은 무슨말을 하는건지, 왜 이런 바보같은 행동을 하려는 건지, 왜 이런 말도안되는 플롯이 책 중반까지 이어지는 건지 너무 답답해하면서 말이다.
책 중반부터는 약간 작가랑 싸우면서 읽었는데, 작가한테 한 방 맞았다가, 아악! 신경질 냈다가 하면서 읽었다. 내 신경질 내용은 예를들면,
- 이렇게 내용따위가 중요하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책이라니.
- 와 이걸 진짜 파버리네.
- 그래서 도대체 종이로 만든 사람은 한명밖에 안나오는데 왜 제목은 복수인거야!!
- 마침표없이 글을 끝낸다고? ㅁㅊㄷㅁㅊㅇ 세상말세로군.
책 후반엔 작가에 대한 경외감과 존경심이 꽤나 생기면서, '전무후무 하다는 말은 이런책을 두고 수식하는 거구나.', '전자책으로는 절대 대체 불가능한 책도 있구나.'생각했다. 그리고 문뜩 책 제목이 이해되면서 혼자 막 카타르시스가 솟구쳐버렸다.
(이 책을 읽는동안 작가한테 너무 신경질나고 답답하고 짜증나고 체력소모가 좀 컸다보니) 완독했을 쯤엔 정신이 쫌 힘들었다. '2021년엔 한 달에 책 두권 읽기'가 안지켜진 첫번째 달이다. 그치만 내 독서 인생에서 이런책을 만나봤다는게 행운이라 생각하고, 또한 이 미치광이 책을 완독했다는게 이렇게나 뿌듯할 수가 없다.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곳에 맛보기로라도 조금 보여주고 싶지만, 미래의 독자도 나처럼 고통받길 원해서일까, 오늘은 이렇게 글을 마친다.
제게 이 책을 선물해주신 사워(신)님께 소소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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